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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본 따라가는 잃어버린 20년

일본은 개화 사상가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론(脫亞论)에서

"일본은 인종적으로 아시아인에 속하지 않는다"라는 제국주의적 주장을 펼치고, 해가 일본에서 솟는다는 니뽄(日本)을 주장하고 국기에도 해를 그려 넣었다.

 

그 후 일본은 제국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세계 2차대전이라는 인류 최대 참상의 전쟁을 일으켰고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던 일본은 원자폭탄 2발로 미국에 무조건 항복을 하였다.

그러면서 미국의 방침에 의해 경제 정책이 농업국가로 시행이 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소 냉전체제에서의 일본은 군수 물자를 공급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일본인 자신들도 “신이 일본을 도왔다라고 표현하듯이 한국전쟁으로 인해 전범기업들은 되살아났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 일본은 1980년대에 절정을 맞아 소니, 혼다, 샤프, 히타치, 산요전기 등 전자 가전업체가 폭풍성장을 하게 되었다.

 

이 당시 세계 50대 기업 중 33곳의 기업이 일본 기업이었고 최상위 10대 기업 중 8곳이 일본의 기업이었다.

 

소비자 물가도 안정적이고 수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연간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 흑자를 달성하는 등 나라는 계속해서 성장하였다.

 

엄청난 경제 성장으로 은행에 쌓여 있던 돈들은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일본 도쿄 3구만으로도 미국 전체의 땅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시 일본의 부동산은 수요는 넘치고 가격은 폭등했다.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고, 집값은 무조건 상승할 것이라고 믿었던 정부와 금융기관은, 부동산 가격 대비, 120%까지 빌려주기 시작하였고, 부동산 매수 시 은행에서 추가로 돈을 더 많이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부동산 매수에 나서면서 거품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 후, 1985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G5) 의 플라자 합의 이후 미 달러화의 가치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개선되지 못했고 일본은 국제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여 자국 화폐의 절상에 주저함으로써 플라자 합의는 더 이상 이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상승된 엔화 가치는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일본 부동산 경제 거품이 걷히기 시작하자 정부와 은행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되었다. 

결과 엄청난 대출과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던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은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집을 매도하겠다고 내놓지만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일본의 수 많은 은행들이 타격을 입고 도산하기 시작하였고, 일본의 경제는 빠르게 무너지며 잃어버린 20년을 지나 잃어버린 30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버블경제가 현실이 되었다.

 

여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도 20년의 시차를 두고 일본을 따라갈 것이라 예측하였지만 빗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수출품 구성이 ‘잃어버린 20을 겪기 시작한 1990년대 초 일본과 비슷한 전자, 가전, 통신, 기계, 운수장비, 화학제품 등에다 후발 주자들 특히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 의해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인구 감소도 일본의 인구 감소율을 훨씬 뛰어넘어 오히려 인구절벽이라 부를 만큼 그 가속도가 더 커지고 있다.

 

불과 3~4년사이에 10억이던 아파트가 20억이 되었다.

너도나도 주식을 사자 한때 5만전자라고 놀림 받던 삼성전자가 1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갭 투자가 성행하고 강남아파트는 부의 상징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2~30대들은 골프에 열광했고 벤츠와 BMW가 도로에 흔해 빠지고 너도나도 영끌을 하여 아파트 투자에 주저하지 않았다.

 

불과 3년 전까지의 일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이, 8%를 돌파한 후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어 아파트 거래가 거의 끊긴 현 상황에서 기준 금리가, 2023년 중에 한, 두차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되고 아파트 공급 물량은 과잉으로 미분양이 전국에 걸쳐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처럼 미분양에 대해서 양도세 한시적 감면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출 규제 완화와 같은 선제적 대응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여기에다 채무 위험 기관으로 지정된 LH공사에 미분양 주택 매입을 요청하며 안 그래도 재무구조가 악화된 LH 더욱 더 수령에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저 출산, 고령화의 위험성을 잃어버린 20년의 버블이 꺼지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노동인구감소는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을 한없이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이제 겨우 합계 출산율 1명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우리는 벌써 수년째 합계출산율 0명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 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면 이제는 일본보다 더 심각한 곳이 한국이다.

 

과연, 그동안 우리 정부는, 비혼, 저출산, 초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 사회의 옛 모습이 최근 2~3년간 목격한 우리나라의 모습과 소름끼치도록 닮았다고 느끼는 것은 내 뿐 만이 아닐 것이다.

 

이제 서울마저도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없어 폐교가 나오는 게 현실이 되었고, 이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 저출산, 초고령화 등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점은 부동산 시장의 엄청난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여기에다 가계 부채의 급증세와 부동산 가격 버블 현상 심화와 자산 가격 거품이 걷히고 나면 일본식 장기 경제침체에 빠질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실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가계의 순자산은 11% 증가했는데, 한국 가계의 자산 구성비를 보면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76%를 차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의 향방이 한국인의 부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요인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급등한 주택 가격은 부유한 소비자의 명품 구매 심리를 부추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민층 또한 명품을 사게 만들었다는 게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의 주장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 때문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여유 자금을 고가품 소비에 썼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국인 중산층 소비 심리의 지지대가 됐던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는 많은 서민에게 주거 형태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빌라왕전세 사기 사건으로 시장에 불신이 쌓여 서민들의 주거 환경을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은 투자자를 찾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실수요자가 있어야 투자자도 있을 것인데 2024년 부동산 시장이 더 어두울 것이란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며 경기 침체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식 '잃어버린 20'의 전철을 밟지 않고 재도약하기 위해선 정부도 기업도 모두가 책임있는 마음가짐으로 중무장해야 할 것이고, OECD의 우울한 경고를 보란 듯이 뒤짚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며 10~20년 후 미래의 확실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일에 여야가 힘을 합쳐 정치가 혁신되지 않고선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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