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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시행사와 시공사의 이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행사

 

사업군들 중 큰 몫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건설 중에서도 아파트 건설사업 쪽으로 이 사업을 시행하는 시행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1970~80년대 경 해외로 인력수출을 하여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벌어 들였다. 그 중에서도 해외 건설사업은 괄목한만한 성장을 이루어 대규모 건설사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서 아파트 사업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고 이 수익과 정부 정책의 뒷받침과 몸을 안 사리는 기능공들 덕분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었다.

 

시공사와 시행사의 개념이 없던 시절, 건설사가 시행과 시공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였는데,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실해진 건설사의 부채비율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채의 원인인 고정자산 비율을 줄이도록 조정하였다.

따라서 토지의 구입이나 분양을 위한 역할을 담당할 별도의 무엇인가가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시행사가 등장하게 된 원인이다.

 

건설사는 별도 특수한 사업을 위해 특별목적법인(SPC, Special Project Company)을 만들어 이 법인으로 하여금 시행사 역할을 담당하게 만들고, 이 시행사에게 토지 구입을 위한 자금조달, 대출, 이자 비용, 임대료(리스) 등을 감당하게 만드니 시공사는 자금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었고, 시공사는 비교적 건실한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임시로 설립된 시행사는 건설사 신용을 등에 업고 막대한 대출을 일으키는 게 가능했으며, 그동안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 자기들 입맛에 맞는 비싼 금액으로 책정한 아파트 가격은 시공하는 데 드는 제반의 비용을 모두 치르고도 많이 남아 그동안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잡음 없이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고 마무리 되었다.

 

많은 수익을 거둔 임시로 설립된 시행사는 또 다른 수익을 위해 계속 시행사 역할을 담당하며 임시 시행사에서 임시라는 글을 떼고 건설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 행세를 하며, 명실상부 시행사로서 디벨로퍼(Developer)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아파트 뿐 아니라 전원주택, 골프텔 등 돈 되는 부동산이라면 어디에서라도 사업을 이어 나갔으며, 이즈음 자금력과 시행력도 부족한 시행사도 난립하였다.

 

이처럼 시행사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기획, 자금 조달, 인허가 등의 관리를 담당하며,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 설계를 진행하며, 자금을 모집하고, 필요한 인허가를 받는 역할을 하고, 시공사는 실제 건설 공사를 수행하며 공사의 품질과 안전 등을 관리하나 시행사와 시공사는 결국 이익을 같이 공유하는 집단으로서 100% 분양을 목표로 하며 high risk high return을 외친다.

 

시행사의 한계

 

시행사는 디벨로퍼 투자 회사란 이름으로 둔갑하여 이름은 누구도 알 수 없게 지어놓고,

이들이 만든 투자 상품 또한

재무사정이 나쁜 자산, 토지를 매입해 개발할 때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투자,

중심업무지역 내 인기 빌딩에 투자할 때는 코어(Core)투자,

노후빌딩을 매입하고 개발할 때는 밸류애드(Value add)투자란 이름으로 뭔 말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이름을 갖다 붙여 광고에 광고를 처발라 노출시키고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또 현혹한다.

 

시행사는 가장 중요한 토지 매입부터 자금력이 딸리기 때문에 토지 매입 단계에서는

브릿지론(bridge loan, 금융권으로부터 짧은 기간 동안 시행사가 땅을 사고 회사를 운영할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 상품)을 이용하고,

이후 공사에 들어가면서 PF (Project Financing)를 일으켜 자금을 마련한다.

 

금융권에서도 당연히 기획력이 좋더라도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사를 보고 돈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했었고, 그동안은 아파트 사업이 아주 잘 되었기 때문에 아파트를 짓고자 하는 시행사에게 쉽게 돈을 빌려주었다.

 

결론은 시행사는 작은 자본으로 수 천억원대 개발 사업을 벌렸고, 금융권은 PF대출을 통해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였고, 만약 사업장이 실패할 경우에는 공공기관에 전가시키며 그 부담을 온전히 국민 몫으로 돌렸다.

 

얼마 전 국내 최대시행사 중 하나인 DS네트웍스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 사전청약을 시행한 지 2년 만에, 고금리에 공사비가 급격하게 상승해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시행사는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 한국토지공사(LH)에 토지비도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며 문자 한통으로 사업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개별 당첨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아파트는 통상 착공 시점에 주택을 선분양해 건설비를 조달하는 게 일반적인데, 대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아파트는 당시 분양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시행사가 시기를 봐가며 후분양하려고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을 미루었다.

그러다 시행사 (주)파이오니아상인20244월 달서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고 분양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입주자 “0”가 되며, ‘묻지마 투자를 결행한 시행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정부보증으로 PF 대출을 일으킨 4,600억은 그대로 사라질 위기에 빠졌다.

참고로 대구의 미분양 주택 수는 20244월 말 기준 9,667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시행사의 적정 수익은 기준이 없지만 업계에서는 최소10% 수익이 없으면 금융권에서도 사업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기대치는 우리 보통 사람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고,

또 정치권과 손 잡으면 대장동 개발 특혜와 같이 일개 시행사 직원도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을 정도이니 그 돈의 전체 규모는 알 수 없을 정도이며,

운 좋게 사업을 잘 끝내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정도로 돈 벼락을 맞게 된다는 게 이 시행사들의 속성이자 한계이다.

 

물론 시공사는 시행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는 양 공사 계약을 하지만, 분양이 안돼 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생산, 소비, 투자의 '트리플 쇼크'로 경기는 최악으로 치닥고 있는 현재, 돈을 못 버니 속은 쓰리겠지만 망하는 건 시공사가 아닌 시행사일 것이고, 시공사는 망하지 않고 자기들도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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