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가히 무한대의 우주와 맞먹는 상상력을 지닌 상상하는 인간을 우리는 호모 이마기난스(Homo imaginans)라 부른다.
한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것은 내 땅이야!"라고 말할 생각을 해내고,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믿을 만큼 순진하다고 생각한 최초의 인간이 문명사회의 실제 창시자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주장하나, 자연 상태에서는 개인 간의 갈등과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들은 자연적 자유를 포기하고 사회 계약을 맺어 공공선을 추구한다고 보았다.
인간이 발명한 어떤 도구가 그 도구의 경제적 가치가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면 우리는 그 도구를 수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윤리적 문제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게 자동차였다.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로는 총, 칼등의 무기가 있는데 이것들 못지않게 수 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게 자동차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적으로 매일 약 3,200명, 년간 약 1백만명이 자동차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동차를 편리함과 효율성 때문에 죽음의 위험을 알면서도 개인적 필요에 의해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타고 다닌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행된 조례 중에 기관차량 조례(Locomotive Act)가 있었는데, 흔히 붉은 깃발 조례 (Red Flag Act)라고 알려져 있다.
마차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증기자동차를 규제하려고 한 법률로, 이 당시 증기기관 차량이 만들어졌을 때에는 친근한 마차가 주 교통수단이었는데, 말이 끌지 않는 마차가 길에 다닌다는 것이 무섭고 공포감을 주었고, 마부가 필요없게 되어버림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그래서 사고가 나지 않게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기관차량은 붉은 깃발을 든 사람 뒤를 쫓아가게 하고 도시에서 최고 시속 2마일 (3.2 km/h)의 속도로 주행하게 하였다.
이후 자동차는 급격한 발전을 이루어 인공지능을 장착한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나왔다.
인간은 뭔가 경제적 가치를 가진 도구가 발명되면 그에따른 불평등함에 해당이 되는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기꺼이 사회적 합의를 보게 된다.
그 사회적 합의가 인명을 살상하는 자동차가 길거리를 다니도록 하였다.
그래서 첫째로 차의 운행을 위해서 속도제한, 음주운전 금지 등 교통법규를 만들었다.
두 번째 방식은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앙분리대를 만들고 차선을 그리고 신호등을 만들어 이 곳으로만 통행하게 하고, 차에는 안전벨트와 브레이크를 장착하였다.
세 번째는 보험제도를 만들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차 사고를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물리적인 손샐과 법적 배상 및 치료비 등을 커버하게 한다.
인간이 개발한 도구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 것과 똑같이 인공지능도 윤리적 의사 결정부터 법적 책임과 규제에 대해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윤리를 위반한 딥페이크(deepfake) 문제와 이를 규제하기 위한 징벌적 법률이 제정될 것이고, 향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워터마크 기술 등을 이용해 조기에 감지(detection)하고, 이를 추적하는 기술을 보완하는 기술적 시스템이 뒷 받침이 될 것이고, 마지막으로 보험과 같은 안전장치라는 제도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무한대의 상상력을 가진 인간은 상상력으로 끝내지 않고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 주저함이 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할 것이고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인한 사회적 합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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