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서치라이트와 같다.
자신의 약점, 풀리지 않는 부분, 마음 불편한 구석만 거듭해서 비추려 든다.
양궁 선수들은 과녁만 쳐다보지 않는다.
몇 발 쏜 뒤, 조준경에서 시선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는 훈련을 한다.
저격수들은 과녁만 노려보지 않는다.
지나친 집중은 되려 독이 되어 주위의 위협을 눈치 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업무에만 매달리면 삶은 위험하다.
치열한 생존 경쟁, 하루하루 과제에 매달리다 보면 주변을 둘러보는 시야는 극도로 좁아진다.
회의 중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 것은, 모두 모여 한 곳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색다른 생각이 나올 리 없다.
생각이 드는 거랑 생각을 해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사람이 눈을 감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에 있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DMN은 하루 일과 중에서 휴식을 할 때나 잠을 자는 동안에 활발한 활동을 한다. 즉, 외부 자극이 없을 때다.
역사적으로 보면 뇌에 휴식을 주는 행동에서 세상을 바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 때가 많다.
'나에게 지렛대를 주면 지구도 들 수 있다' 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헤론 왕으로부터 자신의 왕관이 정말 순금으로 만들어졌는지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에서 우연히 부력의 원리를 생각해내고 너무 기쁜 나머지 옷도 입지 않은 채 "유레카(Eureka, 알았다.)"라고 외쳤다.
먼저 커다란 그릇에 물을 가득 채우고, 왕관을 집어넣은 뒤 흘러넘친 물을 양을 재고, 그다음 왕관을 만드는데 드는 같은 양의 금덩어리를 집어넣은 뒤 흘러넘친 물을 양을 쟀다. 흘러넘친 두 물의 양을 비교했더니 차이가 있었다. 순금의 밀도보다 왕관의 밀도가 더 컸다.
왕관에는 불순물이 섞여 있었던 것이었다.
통찰의 눈이 열린 경우이다.
뉴턴은 사과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냈고,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을 하며 휴식을 즐겼으며,
비판 철학의 창시자인 칸트는 정확한 시간에 어김없이 산책을 하여 Philosoper's Walk 즉, 철학자의 산책이란 말이 생길 정도였다.
금세기 최고의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불리는 잭 웰치도 GE 회장 시절 매일 1시간씩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는 것도 좁은 공간만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서치라이트를 집중한다.
그러나 약점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오히려 좌절감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누구도 약점을 피할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약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약점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온종일 굶은 사람은 온통 먹을 생각뿐이고, 직장에서 일의 노예들은 오로지 주어진 일만 할 뿐이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일에서 멀어진 순간, 우리 마음의 서치라이트는 비로소 다른 곳들도 비추기 시작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틈틈이 자유를 누리자! 등산, 산책, 여행 등
그러면 내 인생에서 지금의 나는 어디쯤 자리 잡고 있는지 보게 되고, 통찰의 눈이 비로소 열릴 것이다.
'Humanit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리론(主理論)과 주기론(主氣論)의 이해 (1) | 2024.12.28 |
---|---|
고난의 역사를 함께 한 성심당(聖心堂) (2) | 2024.12.26 |
안중근 의사 (4) | 2024.12.21 |
동지(冬至)의 이해 (1) | 2024.12.17 |
자유 그리고 그리움 (2) | 2024.12.15 |